1대 당 수억 원의 혈세가 들어간 월미은하레일 차량이 단 한 번도 제대로 레일 위를 달려보지 못한 채 고물로 팔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사진=최도범 기자>

[인천게릴라뉴스=최도범 기자] 인천교통공사가 지난 2015년 2월 12일, (주)가람스페이스와 맺은 ‘월미관광특구 모노레일 도입 및 운영 민간투자사업 실시 협약서(이하 협약서)’ 체결 이후 같은 해 7월 29일 협약이 재체결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재협약이던 협약서 일부 변경이던 외부에는 비밀로 통제된 가운데 교통공사는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과 시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히며 협약 변경 승인 절차에 대해서는 승인의 건이 아니고 보고 절차라고 주장,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지난 1일 교통공사에 변경 협약서의 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했으나 민간사업자의 비밀 보장을 이유로 공개를 거절하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라는 말만을 되풀이 했다.

이에 사업 진행을 확인하고자 본지는 모노레일 민간사업자인 (주)가람스페이스와 통화를 시도했다. 통화에서 민간사업자 (주)가람스페이스는 차량제작소와 차량 시험 장소 공개를 요구하는 질문에 “알려줄 의무가 없다”라고 잘라 거절했다.

국가적 비밀도 아니고, 기업 비밀 공개도 아니다. 시민의 혈세 860억 원이 들어간 사업에, 그것도 민간사업 당사자가 사업 완공 일정을 맞추지 못해 이를 확인하고자 던진 질문에 답할 의무가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이다.

이와 더불어 올 8월 개통을 약속한 모노레일 사업이 석연치 않은 이유(허가 지연)를 들어 내년 3월로 개통 예정일자가 미뤄졌다.

하지만 현재는 보이는 성과는 없이 흑막에 가리운 채 수백억 원 대의 월미은하레일열차가 운행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비닐 커버를 벗기지도 못한 가운데 고철로 팔리기 위해 철거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와 의회, 교통공사는 지난 10여년간의 정치적 희생물인 은하레일이 지겨운 듯 눈앞에서 사라지기를 눈감아 협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월미은하레일 차량에 대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수백 억 원의 시민 혈세가 들어 간 월미은하레일 사업은 월미모노레일로 축소됐다. 월미은하레일은 단 한 번도 승객을 싣고 레일 위를 달려보지 못했다. <사진=최도범 기자>

협약서 변경(안) 내용에 따르면 추가 이득은 민간 사업자에게

본지는 지난 7월에 ‘인천교통공사, 월미은하레일 시설물 처분권한 자산평가 없이 민간사업자에 넘겨 논란’ 과 ‘인천교통공사, 공유물 처분권한 민간 이양 “시장 보고 누락” 의혹 파문’이란 제목으로 월미은하레일의 사업 추진을 점검한 바 있다.

당시에 교통공사 관계자는 “조만간 사업에 대해 현장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며 “어렵게 진행하고 있는 은하레일 사업을 위해 언론이 좀 더 인내를 갖고 지켜봐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물론 협약서 변경이나 이에 대한 발언은 일체 없었다.

2개월이 지난 지금 본지에는 익명을 요구하는 제보자를 통해 최초 협약서, 지난해 7월 29일 변경하기 위해 준비된 협약서(안), 그리고 교통공사가 정무법무공단에 요청한 협약서 변경 자문에 대한 결과 내용이 입수됐다.

이 내용에 따르면 ‘갑’과 ‘을’이 누구인지 불분명하며 누구를 위한 협약인지 이해하기 힘든 문구들이 가득하다. 특히 변경 협약문구에 대해 정무법무공단은 18개조 수십개의 항목 변경안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공단의 자문 결과 공개는 공단과 공사의 양해가 있어야만 가능한 관계로 세부적 표현은 어려움.)

한 가지 대표적인 예로 원 협약서에는 사업의 핵심인 사업기간 종료 시, 시설과 권리에 대해 기존 협약서에 ‘교통공사에 무상 귀속된다’는 규정과 더불어 귀속될 시설 등을 명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변경협약서(안)에는 무상이라는 부분 및 인계대상으로 명시된 시설물 항목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변경(안)으로 협약이 됐다면 은하레일의 시설에 대한 소유권을 교통공사가 포기한다는 내용과 같은 것으로 민간업자가 향후 사업 종료에 들어 시설물의 소유권을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할 경우, 법적 공방이 예견된다는 것. 법적으로 교통공사에 불리하다.

결국 이 한가지만을 놓고 보더라도 변경된 협약서는 반듯이 확인해야 할 이유가 시민들에겐 충분히 있는 것이다.

월미은하레일 차량이 철거되고 있다. 이 차량은 단 한 번도 승객을 싣고 레일 위를 달려보지 못했다. 인천시민의 혈세는 수 억 원이 투입됐다. <사진=최도범 기자>

‘고철로 팔리는 은하레일’ 지방공기업법 위반

인천시에는 두 개의 애물단지가 있었다. 총 2조 1644억 원이 들어간 도시철도 2호선과 총 860억 원대가 투여된 월미은하레일의 미개통이 그것이다.

이 두 사업은 전부다 비용편익과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돼 인천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가운데 도시교통 계획에 들어간 도시철도2호선은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 주관으로 진행됐고 월미은하레일은 교통공사 주관으로 사업을 축소·변경해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제일 우려가 컸던 도시철도 2호선은 개통 한 달 만에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30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선공적 케이스에 들어가며 벌써 차량 증차의 논의가 나오고 있다.

반면, 월미은하레일은 계획을 축소해 수백억의 열차를 고물로 팔아치우고 190억의 민자를 끌어들여 미니 모노레일을 추진, 올 8월 개통을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신규 열차는 생산과 주행시험이 베일에 싸인 채 사업 추진에 대한 불신만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큰 불신은 교통공사가 지방공기업법 시행령 41조(중요자산의 취득ㆍ처분)를 위반했다는 사실에 대해 인천시와 의회가 눈을 감고 있다는 것.

시행령에는 1건당 예정가격이 5억 원 이상인 자산과 토지로서 1건당 면적이 1만 제곱미터 이상인 토지의 취득과 처분에 대해서는 시장에게 보고하게 돼 있으나 교통공사는 1백억 원대에 이르는 열차와 수십억대의 선로 철거에 대해 그리고 고철로의 판매에 대한 권한까지 민간업자에 위임한 사실을 시장에게 구두로 보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본지가 지난 7월 1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부서에서는 공유물재산 처분에 대해 당시까지 시장 보고가 없었음을 확인한 바 분명히 교통공사의 위법 행위가 사실로 들어난 것이다.

왜? 인천교통공사는 민간기업의 입장만을 들어 시민들의 알 권리를 막고 법과 절차를 무시하며 시간을 끌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시민들의 시설을 사용하겠다는 민간업자가 ‘갑’인 교통공사에 군림하는 뉘앙스가 왜 비춰지는지? 분명히 밝혀야 할 내용들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교통공사의 사장이 1년 이상의 임기를 남겨두고 사임한 것과 관련해 모노레일사업과의 연관관계는 없는지에 대한 판단은 모노레일 사업 지연에 중요한 핵심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이번 모노레일 사업의 시일 연기 사유와 관련해 지난 월미은하레일 공사로 진행 중인 한신공영의 ‘준공금 반환 소송’과 교통공사의 ‘손해배상 소송’등, 이들이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판단 또한 중요할 것이다.

※ 현재 인천게릴라뉴스에서는 제보된 ‘월미모노레일 변경 협약서’ 내용에 대한 공개의 법적 문제를 검토 중이며, 다음 기사에서는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최도범 기자  ingnews@i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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