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주현 인천시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

[인천게릴라뉴스=지주현 인천시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 얼마 전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의 김하운 이사장은 인천경제를 조망하고 인천경제의 추이와 현황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을 포함한 인천의 정부 소비 비중은 늘 국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고 이는 중앙정부가 인천에 대한 예산지원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1인당 민간소비도 타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하면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생산을 위해 중간재를 구매하든, 최종적인 소비를 위해 구매하든, 자기 지역에서 구매하는 것이 지역경제 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상식이며, 이를 통해 지역 내 소비가 지역 내 생산을 촉진하고, 그 결과 생산된 부가가치가 지역 내에 다시 분배되는 과정을 '지역경제 선순환'이라고 한다. 물론 역내 소비를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천시민의 상당수가 외지에서 경제활동을 해야 하고, 경제생활의 많은 부분이 외지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지소비가 너무 많아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어렵게 한다면,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역설하였습니다.

최근 인천수퍼마켓협동조합은 서구청에 "2023 청라 코스트코 준공에 따른 입점을 반대한다"는 건의서를 접수하였다고 합니다. 이유는 지역 소상공인과 도.소매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외국계 거대기업인 코스트코의 입점을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결과는 논외입니다. 100퍼센트 받아드려지지 않을 것입니다.

10여년 전 울산 북구청장은 2010년 지역 상인들의 반발로 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건축 허가를 세 차례 반려했다가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가 이행명령 등으로 윤 전 시장을 압박하여 결국 직권으로 건축 허가를 내 준 적이 있었습니다. 2010년 당시 전국 평균 인구 15만명당 1개의 대형마트가 입점했는데 울산은 9만명당 1개였습니다. 울산 북구의 경우 이미 4만 5천명당 1개였으며 코스트코가 입점하면 3만 6천명당 대형마트가 하나씩 들어서는 전국 최고의 과밀포화지역이 될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려면 지역에서 돈이 돌고 도는 순환경제가 되어야 하는데 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는 자본의 국외유출 심화로 지역경제발전에 역기능이 훨씬 많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이였지만, 대법원은 코스트코 건축허가를 불허한 윤종오 전 울산 북구청장에게 4억 6백만원의 구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었습니다. 그 당시 구청장은 울산 지역경제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였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다시 인천 청라 코스트코가 어떻게 인천 서구 청라에 입점하게 됐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2019년 12월 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미국 시애틀에 있는 코스트코 본사를 방문하여 크레이크 엘리네크 코스트코 회장을 만나 청라점 투자유치 양해각서의 후속 조치를 위한 실무협의를 추진했다고 했습니다. 코스트코 청라국제도시 진출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지원하며 신세계그룹의 청라스타필드와 함께 주변 상권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였습니다. 당시 인천경제청장은 "글로벌 유통기업 코스트코의 청라국제도시 내 조속한 개점을 위해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막연한 기대로 행정을 하면 어떤 결과를 양산 할까요?

코스트코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영업이익을 내려면 최소한의 구인은 필수적입니다. 이점이 문제입니다. 영업이익의 최대치는 미국 본사에 보내져야 하는 외국계 회사의 생태에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최대의 효율을 따졌을 때 일자리는 열악해지고 직원들 또한 최악의 상황에서 일해야 하는 근무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무더위 속에서 근무하던 카트 정리 담당자가 사망한 예가 그렇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코스트코의 대응이 우리를 경악케 하였습니다.

코스트코 입점의 영업은 상권활성화가 아니라 수입·소비활성화이며 이는 재화의 '역외 유출'을 넘어서 '국외 유출'을 용인하여 지역경제의 블랙홀을 가져옵니다. 코스트코내 판매품 90%이상은 외국 수입품입니다. 공산품은 말할 것도 없고 농·축산품도 수입산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마트이므로 반경 20km 주변 상권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코스트코의 청라 유치는 인천 시민보다 코스트코회장과 더 친하고, 인천의 발전보다 코스트코 회사의 영업이익을 더 원하는 것 아닌지 의심케 하는 행태입니다.

지금 제주도에도 코스트코 때문에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유명 외국계 창고형 대형마트가 제주신화역사공원에 들어서기로 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23일 성명을 내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중국자본은 코스트코 제주 입점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협동조합노조는 "코스트코는 규모의 경제를 영위하고 있기에 당장엔 경제위기 속 고물가에 시달리는 도민들에게 환영받을 수도 있다"면서도 "실상은 사육장 곰에게 꿀을 먹이며 동시에 웅담을 채취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코스트코의 유통망은 제주도 농수축산물에 대한 보완적 성격이 아닌 완전한 대체제가 될 것"이라며 "도내 1차산업 생산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중소유통, 소상공인 몰락과 지역 경제 황폐화라는 '파괴의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도민 경제 파괴하는 코스트코 입점을 철회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인천은 전국 최고 역외소비 지역입니다. 인천 지역의 구조적인 경제 생태를 바꿔 지역내 생산수입을 늘리고 역외 소비를 지역내 소비로 전환하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은 필연입니다. 정치인도 행정가도 반드시 명심하여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은 '무력으로 식민지화의 시대'가 아니라, '경제를 통해 식민지화하는 시대' 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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