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섭 (사)인천소공인협회 이사장은 "소공인과 상인을 하나의 범주로 묶는 현행제도는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며 "상인들과 분리된 소인들만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촬영=박봉민 기자)

[인천게릴라뉴스=박봉민 기자] 오승섭 사단법인 인천소공인협회 이사장은 "상인들과 분리된 소인들만을 위한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천게릴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승섭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소상인과 소공인을 하나의 범주에 묶어 생각한다. 매출이나 경제적 규모에 따른 판단인데, 이는 불합리하다"며 "불합리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다 보니 지원 등의 정책 수립에 있어서도 편향과 불합리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 원인으로는 소공인 당사자들의 결속력 약화와 당국의 인식 부족을 꼽았다.

오 이사장은 "인천지역 전체 소공인의 규모는 약 2만 여명 정도이다. 이들 중 협회 가입률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는 평균 2~3%다.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라며 "이는 소공인들 스스로 자신이 '소공인'임을 인식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왜 이렇게 결속력이 낮은가를 보면 일단 당국의 홍보가 미흡한 점을 꼽을 수 있다"며 "2014년에 제정된 '소공인지원특별법'이 있다. 그러나 이법에 따른 지원이나, 소공인들을 위한 정책발굴이 미흡하다 보니 소공인들의 관심도 낮고, 당국 역시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않는다. 용어에 있어서도 '소상공인'이라는 말이 소상인과 소공인을 아우르는 용어인데 현실적으로는 상인들이 중심인 것이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그 예로써 "재정과 인력의 부족"을 지적했다.

오 이사장은 "단편적인 예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라고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기관이 있는데 이곳의 예산이 올해 3조 원인데 대부분이 소상인과 전통시장을 위한 예산이고, 소공인들을 위한 예산은 1200억 원에 불과하다. 5%가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인천의 예만 보더라도 우리 소공인협회는 시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담당부서인 소상공인정책과에서 소공인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은 단 1명에 불과하다"며 "소상공인연합회의 경우, 법정단체라고 해서 조례로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반면, 우리 소공인들은 조례는 있지만 대표단체가 명시돼 있지 않아 협회가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지원 근거가 없는 것이다. 이는 인식 부족에 의한 것으로, 인식이 부족하고 관심이 없으니 돈과 인력이 따라오지 않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 오승섭 (사)인천소공인협회 이사장은 "소공인들에 대한 지원과 정책은 제조업 육성과 뿌리산업 보호의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오승섭 이사장이 인천지역 소공인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촬영=박봉민 기자)

"소공인을 위한 재정과 인력 부족…'소공인 전문 교육기관' 필요"

특히, 정책자금 지원에 있어 소공인들이 소외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오 이사장은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지원되는 정책자금의 상한은 통상 1억 원이다. 그런데 소공인들의 경우, 제조업이라는 특성상 기계설비 및 장비가 대부분 고가여서 창업 때부터 그 이상의 빚을 지고 출발한다"며 "그러다 보니 정작 운영자금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불합리성을 해소하고, 소공인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분리와 집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우선 용어에서부터 개선이 필요하다. '소상공인'이 아니라, '소상인'과 '소공인'으로 명확하게 분리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소상인에 대한 지원과 정책은 골목상권 활성화의 측면에서, 소공인들에 대한 지원과 정책은 제조업 육성과 뿌리산업 보호의 측면에서 연구하고 입안해야 정책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활하는 데는 1억 원이 큰돈이지만, 제조업이라는 사업의 특성상 큰돈이 아니다. 종목별로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최소 10억 원은 지원이 돼야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며 "따라서, 업종별 지원한도에 차등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소공인협회에서는 이를 꾸준히 요구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소공인들의 또 다른 당면 과제로는 '인력난 해소'와 '사업장 환경 개선'를 꼽았다.

오 이사장은 "소공인 업체들의 근무 환경이 열악하고 일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인력난에 허덕이는 업체들이 많다"며 "소공인 업체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전문적이고 유능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치가 절실하다. 그 일환으로 지난 3월 29일, 인천시의회에서 '소공인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기관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소공인들은 최저임금보다는 많은 임금을 지불하고 있어 사실 최저임금액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우리 소공인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업무가 다소 편하다고 생각되는, 예를 들어 편의점이나 PC방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제조업 근로자들과 비슷하게, 편하게 일하면서도 임금이 비슷하거나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면 누가 제조업에서 일하려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편의점 보다 월등히 많이 주면 되지 않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공인 대부분이 열악하다. 지금도 최저임금 보다 많이 주고 있는데 동일한 비율로 최저임금이 인상돼 감에 따라 그 격차만큼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해야 해 경영여건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오승섭 (사)인천소공인협회 이사장은 소공인업체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및 고용보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3월 29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소공인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기관의 필요성 토론회' 후 기념촬영 모습. 왼쪽에서 네 번째가 오승섭 이사장. (사진제공=인천시의회)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및 고용보험 제도 개선 필요"

아울러, 고용보험 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오 이사장은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상당수의 소공인업체가 가족 구성원들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현행 제도 하에서는 친족 채용에 대해서는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실업급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고용보험을 통해 지원되는 각종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자비를 들여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여건상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공인들에 대해서는 친족 채용에 있어 실업급여 대상은 아니어도 교육지원은 이루어져야 한다"며 "또한, 고용보험에서 소공인 근로자들에 대해 임금 체불을 보존해 주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올 한 해 인천소공인협회의 주요 추진 사업으로는 '소공인 전문 교육기관 설립'과 '스마트 산업화'를 제시했다.

오승섭 이사장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공인들과 그 종사자들의 직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문교육기관이 절실하다"며 "올해는 시, 시의회 등과 협력해 우리 인천에 '소공인 전문 교육기관'이 설립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웃한 경기도에 비해 우리 인천지역의 소공인들이 전통적인 제조산업에 치우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인천 지역 산업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만큼 스마트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지자체 및 중앙정부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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