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게릴라뉴스=박봉민 기자] 국보 제32호, 세계기록유산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은 부처의 가피로 국난을 극복하고자 했던 고려인들의 염원 그 자체이다.

초조대장경의 시작으로부터 재조대장경(현존 팔만대장경)의 완성까지 걸린 240년의 세월은 고려왕조 전체 역사의 절반을 차지하는 긴 시간이다.

고려는, 그리고 고려인들은 무엇 때문에 대장경에 이리도 집착한 것일까?

여기에는 고려에 살아있는 부처님의 나라를 건설하기를 원했던 그 시대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어렵고 고단한 현세를 구원할 구세주를 기다렸던 사람들은 대장경 불사를 통해 ‘불국정토(佛國正土)’를 바라는 자신들의 꿈이 하늘에 닿기를 원했다. 그리고 자신들을 구원할 새로운 부처가 재림하기를 소원하며 나무판에 한 글자 한 글자 부처의 가르침을 각인했다. 그것은 필시 목판에 새기는 것이 아니라 뼈에 새기는 간절함이었으리라.

‘대장경’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011년(고려 현종 2년)의 일이다. 당시 거란의 침입으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원하고자 처음 조판됐으며 이후 두 차례 더 조판됐으며 이것이 1232년(고려 고종 19년) 몽고족의 2차 침략 때 불타 버리고 만다.

당시 고려의 무인정권은 잇따른 몽고의 침략으로 인해 도성을 개경에서 강화로 옮긴 이른바 ‘강도(江都) 시대’였다.

강화 천도 2년 후인 1236년(고려 고종 23년)에 대장도감을 설치하고 조판에 들어간 이후 무려 16년간에 걸친 대불사(大佛事)를 통해 팔만대장경은 목판본 1516종 6815권 8만 1258매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 8만 4000여 법문이 5200여 만 자로 집대성된 불교총서로 탄생한다.

초기 팔만대장경은 강화도 선원사에 봉안되었다가 1398년(조선 태조 7년)에 지금의 해인사로 이운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당시 대장경은 국난의 시기 민심을 수습하고 국력을 하나로 모아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 중심에 강화도가 있었다.

‘팔만대장경’이 완성된 1236년부터 합천 해인사로 이운되는 1398년까지 강화도는 국론통합의 중심이자, 민족불교의 근원이었고, 고려인들의 ‘불국정토(佛國正土)’였다.

※ 선원사는 현재 그 형체는 없이 그 터만이 남아 역사를 증거하고 있다.

박봉민 기자  webmaster@i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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