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게릴라뉴스=최도범 기자] 인천시는 고대로부터 ‘바닷물로 둘러싸인 고을’의 의미를 갖은 ‘미추홀’로 불린 해양도시였다.

그러한 인천에는 168개의 보석같은 섬과 바다, 내륙의 갯벌, 10만평에 이르는 인천내항 등 풍부한 해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서해를 두고 접경지역인 탓에 그동안 해안선 대부분이 산업·국방 시설로 가로막혀 일반 시민들의 접근은 거의 불가능했다.

사실상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해안은 월미도 관광 지역 일부와 연안부두 300M의 낚시 허가 지역, 섬 일대의 해수욕장 등이 전부였다.

이러한 인천시가 해양친수도시로 거듭나고자 바다의 날(매년 5월 31일)을 맞아 주요 계획을 밝혔다.

인천해안가의 정리사업-①철책 철거

인천시는 오는 2020년까지 인천 서해 전역에 설치된 철책의 약 75%를 제거하고, 시민 해안 친수 공간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남과 북이 휴전선을 그으며 만든 인천 해안 전역의 군 철책선에 대해 최초로 1989년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며 0.7km 구간을 제거한 바 있다.

이후 2000년 아암도 해안공원 조성과 강화군 초지대교 개통으로 18.2km의 철책을 추가로 철거해오며 시민 친수 공간 확대의 기초를 다졌다.

하지만 인천에는 여전히 해안 212km 중 강화·옹진 등 도서를 제외하고 3분의 1 정도인 67.2km에 걸쳐 군 철책이 존재하고 있다.

민선 7기에 들어 인천시는 지난달 8일 남동공단 해안도로에서 철책철거 착공식을 가졌다.

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이날 철거 착공식에는 박남춘 인천시장과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역사적 전쟁의 아픔인 철책 유물 철거를 같이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철거가 시작된 송도바이오산업교부터 고잔톨게이트까지 2.4km의 남동공단 해안도로 철책 철거 사업은 인천시와 국방부 그리고 해당 지역 군부대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뤄낸 성과다.

이번 철거 사업은 시비 9억 원을 들여 진행하는 시 자체적 사업으로 인천의 바다를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시발점이 됐다.

시는 올해 동구 만석부두 및 중구 남항 3.44km와 연수구 송도 물양장 1.70km, 공항 인근 거잠포 선착장 6.8km, 영종도 삼목선착장 0.6km 등 4개소가 즉시철거에 들어간다.

올해 철거 시작으로 시는 2020년까지 12개소 총 49.81km의 철책을 철거할 예정이다.

시의 철책 철거 사업은 인천시 전체 철책의 74.1%에 해당하는 길이로 국가안보를 위한 존치구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해안 철책이 철거되는 것이다.

인천해안가의 정리사업-②친수해안 사업

시는 제거된 철책을 이용해 ‘철책 조형물 시민 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안양시 김용진씨의 ‘인천 소망의 씨앗’이란 조형물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조형물은 남동공단 인근 해안친수공간에 설치하고, 주변에 친환경 보행로·공원 쉼터·철새 관찰대 등을 설치해 물의 도시 인천의 면모를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시는 도심 곳곳에 바다쉼터·해양데크 등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5월 말 착공에 들어간 송도 워터프론트 사업과 크루즈 전용 터미널 개장, 경인아라뱃길~한강 유람선 운항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친수 공간 조성과 해양 관광 시설 사업 등을 통해 시민들이 바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인천 내항의 새로운 도약

국내의 대표적인 수출입항으로 산업화를 견인해 온 인천항.

인천항이 그간의 산업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친수공간으로의 변신과 인근 개항장을 이어 사람이 오가고 문화가 넘치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인천은 개항도시로 100년 전 지어진 항만과 산업시설, 우리나라 최초로 지어진 근대건축물, 조계지 문화 등이 인천내항과 중구 개항장거리 일원에 분포하고 있다.

올 초 시는 해양수산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항만공사와 공동으로 내항일대에 대해 ‘원도심과 함께하는 세계적인 해양도시 구현’이라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보안구역으로 남아있던 내항을 개항의 역사와 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개항장과 연결해 시민들이 해양관광과 문화를 누릴 수 있고 미래 산업이 꽃피는 공간으로 새롭게 꾸민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박남춘 시장은 올 상반기에 도시재생 부서 공무원들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등 유럽의 항만도시를 방문했다.

유럽을 다녀온 박시장은“시민들에게 바다를 돌려주는 사업인 만큼 시민 협치로 이뤄낸 유럽의 도시재생 사례를 내항 1·8부두에 확장해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첫 사례로 과거에 항만용 발전소였던 함부르크 하펜시티 내 인포 센터처럼 시민 거점 공간을 벤치마킹해 인천역 일대를 기존 시설을 활용한 시민 거점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폐항만시설을 예술인과 주민에게 맡겨 재생에 성공한 NDSM 창고·동측항만 도서관(OBA Library)·베스터 가스공장 문화공원처럼 인천역 일대에 문화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내항 1·8부두는 인천시와 중앙정부가 함께 추진하는 내항 재개발과 시가 추진하는 개항장 일원 문화재생사업, 마중물 역할의 중심에 세울 계획이다.

내항 1·8부두의 상상플랫폼은 올 연말께 새단장을 마치고 문을 열어 인천이 세계적인 물의 도시 반열에 올릴 준비가 한창이다.

남북평화의 초석

인천은 최근 조성되기 시작한 남북평화 무드를 타고 서해5도에 새로운 어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일 서해5도의 확장된 새로운 어장에서 첫 조업이 시작됐다.

1992년 이후 10차례에 걸친 어장 확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번 어장 확장은 기존 1,614㎢에서 1859㎢로 245㎢(15%) 확대된 것이며 이와 함께 1964년부터 금지됐던 야간 조업이 55년 만에 1시간 연장됐다.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이후 남과 북의 대표들의 화해 분위기가 이어지며 서해5도 어장확대가 진행됐다.

어장 확대는 인천시가 지역 어민의 권익을 위해 중앙정부와 적극 공조하고 민관이 함께 긴밀히 협의를 진행한 결과 어선안전조업규정이 개정되며 확정되었다.

서해 어장의 확대는 여의도 면적의 84배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기존 연평어장 좌우로 각각 46.6㎢, 43.7㎢씩 확대되고, 백령·대청·소청도 남쪽으로도 154.6㎢규모의 어장이 새로 생긴 것.

서해5도 어장 확대에 대해 관계자들은 남북평화시대 해결과제 중 국민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첫 상징적 조치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서해5도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에 기여함을 확인 시켜준 변화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어장이 확대된 서해5도는 북방한계선(NLL)을 바로 앞에 둔 접경지역으로 조업과 어업구역이 엄격히 제한되어 왔다.

특히, 어업구역의 제한은 어업활동에 많은 지장을 주어 왔으나 이번 조치로 어민들은 한층 넓어진 어장에서 조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수부는 이번 어장확장에 대해 이 지역의 어획량이 10%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해5도에서는 백령도 92척, 대청도 62척, 연평도 45척 등 202척의 어선이 꽃게․참홍어․새우․까나리 등을 연간 4000t가량을 잡아 300억 원의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

이번 어장 확대의 결과는 인천 평화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녹색불이 켜지는 등 평화·경제의 바닷길이 활짝 열리기 시작한 배경이 됐다.

서해에서 시작하는 인천의 시대

해양경찰청은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부실한 대응으로 해체되고 국민안전처 산하로 편입되며 2016년 8월 세종시로 이전됐다.

하지만 세종시로 이전한 해경청의 환원을 위해 노력한 결과 2년 3개월 만에 인천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말 해양경찰청의 인천 청사로의 환원은 서해를 중심으로 인천시대가 다시 열렸다는 것이다.

2017년 7월 해양수산부 외청으로 부활한 해양경찰청은 해상 재난과 서해 치안 등 해경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해 인천 송도의 본래 청사로 돌아왔다.

해경 본청이 인천으로 돌아온 것은 인천 앞바다의 안전을 담보하며 서해 평화의 무드를 조성, 새로운 인천의 출발을 알리는 것이다.

특히, 해경의 환원으로 중부지방해양경찰청과 인천해양경찰서 등 인천에 자리 잡은 해경 각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인천의 앞바다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게 됐다.

인천시가 해양친수도시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지금, 민선7기 인천시는 인천의 해양자원을 적극 활용해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최종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인천은 도심 어디에서나 시민들이 코앞에서 바다를 누릴 수 있는 친수공간조성사업을 추진해 해양친수도시로서 인천의 가치를 높이고 미래 발전을 견인한다는 전략으로 인천을 만들어 간다.

최도범 기자  ingnews@i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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