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게릴라뉴스=최도범 기자] 겨울을 맞아 깃갈이에 들어간 남극펭귄에게 체내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극지연구소가 찾아냈다고 밝혔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남극 펭귄은 겨울 전 2~3주에 걸쳐 깃갈이에 들어가는데 이 시기에 펭귄은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는 관계로 자발적인 단식에 들어간다.

연구소는 이러한 펭귄의 생리를 이용해 이 시기의 펭귄 분변을 관찰, 체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찾아냈다.

이 연구를 위해 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2013년 세종과학기지에서 남동쪽으로 2km 떨어진 펭귄마을, 남극특별보호구역 171번에서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수십 마리의 분변을 채취했다.

단식 중인 펭귄의 분변에서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푸소박테리아 (Fusobacteria)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율이 높게 나타난 푸소박테리아 균은 지방산을 생산해 펭귄의 면역을 높이고 체내에 지방을 축적한다고 알려졌다.

펭귄의 분변은 단식 전과 비교해 다른 미생물들도 구성이 변했다는 사실과 특히, 젠투펭귄에서의 미생물 다양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단식 전 (왼쪽)에는 크릴을 섭취한 잔해가 남아있는 반면, 단식 중 (오른쪽) 에는 먹이 섭취가 중단돼 음식물 잔해가 거의 없고 담즙으로 인해 녹색을 띈다.<자료=극지연구소>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미생물의 변화는 남극의 혹한 환경에서 단식에 따른 생리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적응 과정의 결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연구로는 과거, 호주에 사는 쇠푸른펭귄과 사우스조지아섬의 임금펭귄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남극펭귄의 분변을 정밀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극지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이번 달 학술지 ‘플로스원 (PLoS ONE)’에 “Faecal microbiota changes associated with the moult fast in chinstrap and gentoo penguins, 2019, DOI:10.1371/journal.pone.0216565” 논문제목으로 게재되었다.

논문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구온난화로 극지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남극 생물들의 생존전략을 밝히고 기후변화가 남극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최도범 기자  ingnews@i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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