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레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인천시의회.<사진=최도범 기자>

[인천게릴라뉴스=최도범 기자] 한국전쟁 가운데 승전의 역사로 기억되는 인천상륙작전에서 ‘국방부’가 처음으로 민간희생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펼치기 전 미군은 네이팜탄 등으로 월미도에 주둔한 북한군을 향해 사전 폭격을 해왔다.

이 과정에 월미산 너머에 자리 잡은 민간인 마을에도 폭격이 진행되며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

북한군에 의한 공격으로 희생당한 것이 아니라 미군이 작전을 펼치며 민간인 마을에 폭격을 가했다는 사실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이날의 폭격에서 간신히 살아나거나 가족들 일부가 외부에 있어 살아남은 이들이 69년이 지나서야 월미도의 민간인 희생을 최초이자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 월미도 희생자를 위한 분향에서 원주민 희생자 가족 할머니가 오열하고 있다.<사진자료=인천게릴라뉴스DB>

이번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은 지난 2008년 진실화해위원회에 의해 민간 희생이 100명에 달한다는 진실을 밝힌 부분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번에 국방부로부터 회신을 받은 이들은 월미도에서 가족을 잃은 희생자들의 가족들로 전쟁이후 고향집으로 돌아가고자 했으나 미군이 마을에 주둔하며 사실상 ‘실향민’으로 남게 된 피해자들이다.

바로 이들이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이하 귀향위)’를 구성하고 있다.

귀향위는 지난 2월 26일 ‘국방부’ 장관에게 호소문으로 월미도에서 민간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결과 및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있으며 ... 민간인 피해에 대해 깊은 유감을 가지고 있으며... 사건 당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라고 민원 회신에서 답을 했다.

▲ 월미도귀향대책 주민이 가족들의 희생에 대해 호소하는 일인시위에 참전 용사의 무거운 시선이 느껴진다.<사진자료 인천게릴라뉴스DB>>

귀향위 한인덕 위원장은 ‘인천이 답이다 인천게릴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동안 월미도에서 희생된 사실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마치 빨갱이가 죽은 것이란 시선으로 우릴 괴롭혀 왔다”며 “2018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서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주장하는 우리들에게 해병대 모자를 쓴 사람들은 우리를 빨갱이라고 대 놓고 비난을 했다”고 토로했다.

위원장은 이어 “오늘 국방부로부터 민간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받은 것은 우리가 빨갱이가 아니었으며 우리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란 사실을 확인받은 것이다”라며 “이제 우리가 가야할 길은 귀향만이 남았다”라고 말하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 민간희생을 정치 색깔론으로 치부하는 정치계에 오열로 답하는 한인덕 귀향위 위원장.<사진=최도범 기자>

한편, 인천시의회는 오늘(29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인천광역시 과거사 피해주민의 생활안정지원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조례안이 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자유한국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전쟁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국가가 배상한다는 말과 임진왜란을 끌어 들여 보상해야겠냐는 등의 정치적 공격이 일었다.

이번 조례안의 본회의 통과는 한창 정치적 색깔론으로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에서 여야 구분 없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의 새로운 모멘트로 판단된다.

최도범 기자  ingnews@i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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