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 페이' 현수막이 불법적으로 연안부두 어시장 인근 벽에 게시돼 있다.<사진=최도범 기자>

[인천게릴라뉴스=최도범 기자] 인천 지역에 중소벤쳐기업부(이하 중기부)가 모바일 전자시스템 ‘제로 페이’ 가맹점 모집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들 가맹점 모집은 인천지역에서 서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어시장 등과 관광 지역을 대상으로 불법 현수막에 방송 홍보, 홍보단 동원까지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제로 페이’는 중기부가 소상공인의 결제시스템을 돕고 카드 수수료를 인하한다는 명분과 소비자에게는 소득공제 40%를 인센티브로 모바일 소비자 가입과 가맹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제로 페이’에는 중기부가 주장한 내용의 인센티브들 가운데 소득공제 40%는 아직 기재부와 국회의 동의를 받지 못해 중기부가 약속한 시행일자인 2월 달을 넘겼으나 아직 미지수다.

또, 카드 수수료 제로화를 명분으로 시작한 ‘제로 페이’는 사실상 연매출액 기준 8억 원 이하의 가맹점은 0%일뿐 나머지 8~12억 원대의 가맹점은 0.3%, 12억 원을 초과하는 가맹점은 0.5%의 수수료가 적용되는 구조로 중소 업체에게 수수료 ‘제로’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외에도 ‘서울 페이’로 시작한 지역 화폐가 중앙 모바일 화폐로 둔갑한 ‘제로 페이’의 출시 내막, 그리고 수수료 인하에 참여한 24개의 금융사와 모바일 시스템 플랫폼 회사들의 수익 구조를 보장하기 위한 서울시와 중기부의 꼼수를 살펴본다.

‘제로 페이’의 출발에 대한 의문

중기부는 산하에 있는 소상공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을 출시, 이미 전국 전통시장에서 사용되는 상품권 화폐를 유통하고 있다.

이러한 중기부가 이번에는 QR코드 입력방식을 통한 전자화폐 ‘제로페이’를 출시해 소비자의 가입과 가맹점들을 모집하며 더 나아가 모바일 시스템에 지역 상품권을 장착,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제로 페이’에서 말하는 지역 상품권의 발행은 행안부가 주무 부처로 행안부는 '돈이 도는 지역사회'라는 슬로건을 걸고 발행액의 4%인 800억 원을 지자체에 지원한다는 인센티브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기부의 ‘제로 페이’ 행보는 달갑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 '제로 페이'의 시스템.<자료=중기부 홈 켑쳐>

이러한 행안부의 우려를 피하기 위해 중기부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이란 명분을 강조하고자 2019년 초에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9조(소상공인의 경영안정 등 지원)의 2항을 변경해 ‘제로 페이’의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중소벤쳐기업부 홈 발췌)

중기부는 지역 화폐인 ‘서울 페이’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바꾼 ‘제로 페이’에 무리한 지역 상품권을 장착해 지자체로부터 플랫폼 사용 수수료라는 수익 사업을 준비하는가?

또, 무엇 때문에 중기부는 무리한 중복 예산을 들여 지역 상품권 주무부처인 행안부와의 마찰을 감수하고 ‘제로 페이’를 발행하는가?

‘제로 페이’의 시작은 ‘서울페이’

서울은 ‘서울 페이’를 만들기 위해 소상공인들의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서울 페이’ 결제에서 발생하는 이체 수수료는 서울시와 지역화폐 협약을 맺은 금융사 및 간편결제 시스템 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서울 페이’ 사업 전개를 위해 특수 목적 법인인 SPC를 만들어 유통 전반에 대한 사업을 이끌어 가고자 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법인에 소요될 운영비 부담이다.

법인의 운영비는 사업의 성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부담해야할지 모르는 현실로 ‘서울 페이’ 협약을 맺은 금융사와 간편결제 시스템 플랫폼 사업자의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서울 페이’의 구조는 금융권에서 수수료가 없는 구조로 기존의 금융사들의 주력 사업인 신용카드 사업에 대해 사용이 줄어드는 부담을 앉고 있다.

하지만 경제의 중심인 서울시가 추진하는 시책사업이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상황이기에 들어 왔지만 법인 운영비에 대한 추가 비용 부담은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또, 무료로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체들로서도 추가 비용은 당연히 이해되지 않는 부담으로 사업 주체의 강요에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서울 페이’를 출발시키기 위해서는 이들 협력사들의 잇속을 채워 주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 페이’를 중기부와 함께 전국으로 시장 확대 계획을 구상했을 것.

‘서울 페이’로 인해 기존 신용카드 수수료와 이체 수수료가 줄어드는 금융사에게는 서울시만이 아니라 전국으로 시장이 확대되어야만 소수 금융사들의 전국 시장 확대란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바일 전자화폐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지정된 금융사의 통장에서 가맹점들의 통장으로 계좌를 이체하는 서비스로 소비자와 가맹점들의 20개 협력사들의 통장 개설을 유도하는 금융 독점의 새로운 시장을 열게 된다는 점이다.

또, 서울시에 간편 결제시스템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한 4개의 사업체로서도 서울시의 지역화폐가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타시 도에서 자신들의 플랫폼 사용에 대한 수수료 발생을 노려볼만한 내용이다.

이외에도 모바일 화폐에 지역 상품권 기능을 집어넣어 타시 도들이 지역 화폐로 사용하게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 협력사들은 추가적인 수익 구조를 채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협력사들의 주머니를 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결과적으로 ‘서울 페이’를 출범시키고자 협력사들의 공통분모로 ‘시장의 전국 확대’를 위해 서울시는 중기부를 파트너로 삼았고 오프라인에서 ‘온누리 상품권’으로 재미를 본 중기부는 국내 최대 시장인 서울시를 등에 업고 만들어낸 모바일 상품권이 ‘제로 페이’인 것이다.

서울시의 ‘서울 페이’는 여기에서 중기부와 손을 잡으며 ‘제로 페이’로 노선을 옮겨 타지만 결국 ‘서울 페이’의 전국화에 서울시는 무임승차하고 중기부는 소상공인 중앙 예산으로 서울시의 정책에 앞장서는 꼴이 됐다.

정리해보면 서울시는 서울페이의 무임 운행을 위해 중기부와 손잡고 정부 예산 50억 원을 출자시켜 금융권과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수료 장사판에 전국 시장이란 멍석을 깔아 준 겪이다.

여기에서 ‘인천게릴라뉴스’는 ‘제로 페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다.

“(제로페이는) 서울시가 시작하고 중기부가 협력해서 같이 추진한 것이 아닌가?”라는 기자 질문에 중기부 관계자 A씨는 “같이... 같이 하는 거다”라고 같이 서울시와의 공동 사업이란 사실을 밝혔다.

이어 “제로페이가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것으로 서울시와는 관계가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A씨는 “수수료 완화를 위한 것이며 지자체(서울)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와 같이 협력해서 진행하는 것이다”라고 ‘제로 페이’와 서울시의 관계를 설명했다.

중앙 부처 간 화폐전쟁…예산 중복

중기부는 ‘제로 페이’에서 모바일 결제시스템에 지역 상품권을 장착함으로 행안부의 지역 상품권에 유사한 모바일 상품권을 만들어 행안부의 업무와 중복된 사업을 무리하게 펼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이 아니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위한 법의 변경을 준비하며 행안부와의 마찰을 줄이고자 ‘제로 페이’의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또 ‘제로 페이’의 사용 소비자에게는 40%의 소득공제를 약속했다.

하지만 ‘제로 페이’가 소비자와 가맹점을 모집하기 시작한 2월까지 기재부와 국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사실상 ‘제로 페이’의 법적 근거가 미약한 가운데 무리한 출발을 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외에도 ‘서울 페이’를 떠들던 서울시가 갑자기 중기부의 ‘제로 페이’를 지원하고자 홍보 활동에 뛰어 들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일반적인 지자체 성격상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번에 게릴라뉴스는 중기부 관계자 B씨와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중소벤쳐기업부가 모바일 상품권을 탑재하려고 하는데 이는 지역 상품권의 주무 부서인 ‘행안부’가 개발 중인 ‘고향 상품권’과 중복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기자 질문에 “지역상품권에 대해서는 다음 주(3월 초) 관계자들과 협의할 예정이며 지역 상품권은 각 지자체가 사용 여부를 결정할 내용이다”라고 답해 상품권 주무부처와 지자체와의 협의가 원만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지역 화폐 관계자는 “우리 시 (지역 화폐) ‘인천 e음’ 에는 중기부의 ‘제로 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시스템이 내제되어 있어서 ‘제로 페이’를 도입할 경우 소상공인들의 혼선이 야기될 수 있어 시차원에서 ‘제로 페이’의 도입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중기부는 지자체의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부처의 사업만을 위해 ‘제로 페이’를 강행, 지역 시장 등에 불법 현수막을 게제하며 홍보 활동에 열을 올리는 황당함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주(2월 말경) 행안부는 조달청과 함께 고향 사랑 상품권이란 모바일 상품권을 출시하기에 앞서 지자체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시연회를 가졌다는 것은 중앙 부처들이 서로 앞 다퉈 모바일 상품권 출시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상품권 발행 주무부처인 행안부의 고향 상품권 조차도 사실상 지난 21일 21일에 김영우 의원 등 10인에 의해 '고향사랑상품권 발행․유통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고 접수 되는 등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고 근거 법안을 만드는 후안무치의 행정을 일삼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들로 지금 중앙 부처들이 지자체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전국 유통이란 강한 힘을 바탕으로 무리한 예산 낭비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확인한 바 ‘중기부’의 ‘제로 페이’나 ‘온누리 상품권’을 제하고라도 ‘행안부’가 조폐공사와 함께 전국 유통의 고향 상품권을 만들고 있는 반면, 시흥시는 조폐공사와 함께 지역 화폐 ‘시루’를 만들어 유통을 시작했고 또, 오는 4월 경기도에서도 지역 화폐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들을 볼 때 각 지자체는 지역 화폐를 통해 내수 경제에 대한 방어선을 구축하는 반면 중앙부처간은 서로 간에 정보를 차단한 체 각 부서별 성과를 위한 지역 화폐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 서울시의 '제로 페이' 홍보.<자료=서울시 홈 켑쳐>

하지만 사실상 이들 지역 화폐들은 ‘카카오 화폐’의 편리성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사실상 소상공인을 위한 시책이란 명분과는 달리 대기업의 프랜차이즈에 가맹과 유통을 기대는 형편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으로 지난 2월말 서울시에서는 31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를 회원으로 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점주 3000여 명이 모여 ‘제로 페이’ 홍보 단을 출범 시켰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가늠해볼 시점이다.

‘제로 페이’와 지역 화폐간의 마찰

전국 지자체 가운데 모바일과 카드시스템을 결합한 전자 상품권으로 인천시가 지역 화폐로는 선도적 지자체로 출발, 경상남도 양산시에서는 이미 같은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경기도와 충청도 등 타시도 등에서 벤치마킹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가 지역 화폐에 뛰어들게 된 배경에는 타 지역 주민이 인천에서 지출하는 역내 소비유입률이 전국 평균인 26.8%보다 낮은 25.3%에 불과한 인천의 현실이 있었다.

▲ 인처너카드 '인천 e음' 카드.<자료=인천게릴라뉴스DB>

특히, 서울시와 인접한 지리적 위성 도시인 ‘인천’의 특성으로 인천시민 신용카드 소비율 가운데 서울·경기 등 타 지역에서 소비되는 역외 소비 율이 52.8%에 육박하며 지역 경제의 공백이 깊어졌다는 현실에서 인천 경제의 내수 활성화가 절실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은 지역 상권 내에서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상공인에게 사용 가능한 결제 시스템을 디자인하게 됐으며 역 내 소비자에게는 수수료 4~6%대의 지원금을 돌려주는 인센티브를 도입, 내수 소비를 장려하고자 추진하게 됐다.

이러한 내용들은 재정 자립도 100%가 되는 서울시를 제외하고 전국 시도지자체에서는 같은 상황에 놓이며 내수 소비를 촉진하기위한 자구책으로 지역 화폐는 절실한 형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자체들의 노력과는 달리 중기부의 ‘제로 페이’가 시장에 나오며 소상공인들의 혼선은 가중되고 남발하는 결제 시스템으로 지자체가 보급하는 지역 화폐의 신뢰성마저 의심되는 실정에 빠져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지역 내수경제를 지키려는 지자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앙부처는 인센티브로 무장한 전국 유통 모바일 결제시스템으로 지역 경제의 방어선을 흔들고 있다.

현재 전국 재래시장에는 현금으로 발행하는 현금 영수증 발급 시스템과 각 금융기관의 신용카드, 체크카드, 온누리 상품권, 선불 상품권, 전자상품권(지역 화폐), 제로페이(중기부)에 이어 이제는 행자부의 ‘고향 상품권’이 시범 유통에 들어가며 다중 결재 시스템이 난립하고 있다.

이러한 다중 결제 방식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명분으로 출시 됐지만 사실상 소규모 점포에서 다중 결제 시스템은 교육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번잡한 일거리일 뿐이다.

이러한 실효성 떨어지는 일들에 중기부는 혈세를 쏟아 붇기보다 상품권 ‘깡’ 문제와 회수된 온누리 상품권의 재사용 사고 등에 대해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다음호에서는 가맹점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제로 페이’의 무분별한 인천 상륙에 대해 점검해 본다.

최도범 기자  ingnews@i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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