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26일 서구청에서 이재현 서구청장, 신동근 국회의원, 김교흥 위원장 등과 서구지역 현안사항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공동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인천시>

[인천게릴라뉴스=최도범 기자] 인천시가 청라 소각장의 현대화 사업에 대해 주민들과 해당 구청의 반대에 부딪힌 가운데 서구 주민의 환경문제를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2019년 한해에만 1천억에 달하는 예산 폭탄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예산 폭탄은 서구 청라의 소각장 증설과 현대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수용을 담보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청라주민들의 반발이 어디에 이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천시·서구, 지역현안에 대한 공동 합의사항 발표

인천 청라소각장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지난 11월 7일 박남춘 인천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청라소각장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재검토 시켰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협의해 가도록 했다”고 밝혀 청라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수용했다.

이날 박 시장의 한보 후퇴의 결정은 지난 10월 31일 청라주민들의 소각장 증설 에 대한 강력한 반대 집회에 이어 11월 5일 이재현 서구청장이 “청라 광역폐기물 소각장의 증설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냄으로 강한 반대에 부딪힌 것.

하지만 지난 26일 박남춘 인천광역시장과 이재현 서구청장은 갑작스럽게 서구청에서 환경문제를 비롯한 서구 지역현안 사항에 대한 공동 합의사항을 발표, 사실상 청라소각장의 현대화사업 추진을 현실화 시켰다.

공동 합의사항에‘서구에서 진행되는 소각장 현대화 사업...(양측)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한다’라고 밝혔다.

물론 여기에는 주민과의 소통을 전재로 달았으나 합의내용에‘시민의 환경권과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상호협력’한다는 내용을 적어 넣어 실질적으로 소각장 현대화 사업 추진에 대해 서구청의 추진 의사를 담았다는 지적이 있다.

공동 합의내용의 이면-‘청라 소각장의 현대화 재검토?’

왜? 인천시는 용역 재검토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도 않고 지역 주민들과의 의견 수렵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공동 합의가 이뤄졌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와 관련해 인천게릴라뉴스는 공동 합의내용에 나온 내용들을 토대로 해당 부서에 추진 내용을 점검했다.

먼저, 자원 순환과의 청라 소각로 증설 관계자는 “인천시가 청라 소각장 증설 및 현대화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이 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아직 진행되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공동 합의에 나온 소각장 증설에 대해 해당 부서는 아는 게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는 게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청라 소각장에 대해 해당 부서도 갈피를 잡지 못한 가운데 인천시와 서구청은 공동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달 청라 주민들의 반대 집회 이후에 박 시장이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대한 재검토 약속과는 달리 뜬금없는 협력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공동 합의내용의 이면-‘수도권매립지의 특별회계 968억’

공동 합의 내용 가운데 서구에 수도권매립지의 특별회계로 2019년 485억 원을 집행한다는 합의 내용에 대해서 자원 순환과 수도권매립지 TF팀에 예산 추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아봤다.

수도권매립지 TF팀에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2019년 수도권매립지의 특별회계로 서구에 지원하는 485억 원은 서구 환경 개선 사업 지원금으로 매년 300억 원대의 수도권매립지의 특별회계 대비 60% 정도가 늘어난 금액이다.

485억 원은 클린서구 조성을 위한 미세먼지 저감차량 구입, 쓰레기 수송도로 환경정비(미세먼지 저감), 악취 및 미세먼지 통합관측센터 구축, 악취취약지역 기술진단 용역실시 및 개선대책 마련, 실시간 유해대기 측정차량 구입, 심곡천 및 나진포천 등 하천정비, 둘레길 조성사업 등 발굴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예년에 지원하던 특별회계의 상향 외에도 서구에는 내년에 수도권매립지의 특별회계로 483억 원이 가좌·원당·불로 복합체육관 건립 추진에 들어 갈 계획이다.

다시 말해 내년에만 서구에는 총 968억 원이 수도권매립지의 특별회계로 지원될 계획인 것이다.

수도권매립지의 특별회계에는 폐기물반입수수료로 연 평균 700억 원 정도에 수도권 제2 외각도로가 매립지를 관통하며 매각한 대금과 서울시 가 매년 지급해주는 경인 아라뱃길에 부지 매각대금으로 올해는 285억 원이 적립되는 등 올해는 약 1000억 원이다.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수도권매립지의 특별회계는 전액 서구에 지원된다는 것.

하지만 수도권매립지의 특별회계는 서구 이외에도 매립지 영향권에 있는 계양과 김포 등에도 지원되는 예산인 만큼 인천시는 서구에 빚을 지면서까지 서구 발굴사업에 예산을 쏟아 붙는다는 것이다.

왜? 인천시는 서구에만 1000억의 예산 폭탄을 약속했는가?

인천시는 서구에 2019년 내년 한해에만 968억원이란 예산을 서구의 발굴사업에 밀어 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이 예산은 오는 12월 14일 본 회의에 올라갈 예정으로 아직 발표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예산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이 예산을 서구청과 합의를 통해 과감히 공개했다.

여기에서 과도한 예산을 약속한 인천시 입장에서 서구로부터 가져올 사업은 무엇인가라고 따져 볼 시점인 것이다.

즉, 인천시가 무리하게 합의 내용을 발표한 것은 청라 소각장의 증설과 현대화 사업에 대해 서구가 지금까지 거부한 의사 표시를 거둬들인 부분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 밝힌 소각장과 예산 폭탄을 제외한 합의내용에는‘서구 환경 문제해소 특별위원회’구성이 있다. 하지만 위원회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조치로 민간단체와 전문가에 공무원 등이 참여하곤 한다.

또, 국제업무단지 유치 활성화․루원시티 행정교육복합도시․검단신도시․검암역세권 개발 사업 등의 도시개발 및 재생사업, 서울지하철의 청라․검단연장 등 광역교통망 확충 사업 등은 대부분 박 시장과 이 청장의 공약 내용들이라 색다른 합의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서구에 1000억 에 가까운 예산을 발굴 사업 지원이란 합의에는 청라 소각장 증설에 서구청의 약속을 받아낸 것이란 배경이 깔려 있어 보인다.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종료 선언을 위한 포석?

인천시는 공동 합의내용을 밝힌 다음날인 28일, 오는 2025년에 매립공구 3-1을 끝으로 종료를 선언하고 나섯다.

수도권 매립지로 인해 발생하는 시민들의 원성으로 인해 인천시 입장에선 서울시와 경기도에 자체 매립지 조성을 준비하라는 최후 통촉을 보낸 것이다.

여기에서 인천은 본인조차도 대체 매립지를 선정하지 못한 가운데 이를 대체할 소각장 증설까지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에 부딪혀 있는 상황에서 해당 구청의 반발은 감당하기 부담이 됐을 것이란 추측이 돌고 있다.

결국, 시는 청라 소각장에 대한 서구의 반대 입장을 돌리고 향후 주민들에 대한 수용을 구청에 전가하는 것으로 예산 폭탄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서구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한 예산 폭탄 지원이란 달콤한 사탕과 소각장 증설이란 현실의 문제 가운데 청라 주민의 선택이 어디에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수도권 매립지의 영향권에 지원하는 특별 교부금이 서구에 편중 된 가운데 형평성을 잃은 예산에 대한 김포와 계양구의 입장 또한 지켜볼 문제이다.

최도범 기자  ingnews@i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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