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석(雲石) 장면(張勉) 박사. <사진=최도범 기자>

[인천게릴라뉴스=권오현 기자] “능력과 덕이 없는 사람이 나라 일을 맡는다는 것에 스스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는 바이다.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잘해 보려고 있는 힘을 다 써 보았으나 결과가 이쯤 되고 보니 할 말도 없다.

민주당의 집권 이래 모든 악조건하에서도 온 정력을 다 바쳐 가며 치적을 올리려 노력한 흔적은 1961년 초에 발표한 ‘중점적인 정부 시책 7개 항목’과 그 다음 발표된 ‘정치 백서’에서 뚜렷이 찾아볼 수 있다. 지금 와서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나는 누구도 원망하지도 않고 또 보복하지도 않는다.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어떻든지 하느님이 이 나라를 버리지 말아 주시길 바랄 뿐이다.

내가 국민 앞에 저지른 잘못은 속죄의 심정으로 사과할 뿐이다“

이 글은 운석(雲石) 장면 박사가 1966년 1월, 사망 5개월을 앞두고 남긴 회고록의 일부로 1960년 4월19일 학생들이 중심으로 일으킨 민주주의 혁명에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의원내각제 제2공화국의 국무총리로 있으며 이듬해 5·16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9개월간을 돌아본 정치사의 글이다.

장면 박사는 해방 이후 정치적 격동기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의 의원내각제를 이끈 정치사적 업적과 4·19 민주혁명 이후 민주적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등의 정치적 업적을 갖고 있는 인천 출신 유일의 정치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장 박사는 일제강점기의 시대 속에서 교육자·종교가·번역가·출판인·문인·저술가의 역할을 감당했으며 광복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종교가·외교관·교육자·정치인으로의 생을 살았다.

그는 해방 이후 1950년 11월 23일부터 1952년 4월 23일까지 제2대 대한민국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이후 1956년 5월 15일부터 1960년 4월까지 대한민국의 제4대 부통령을 그리고 같은해 8월 19일부터 1961년 5월 17일까지 제7대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대한민국 정치사에 인천을 대표하는 최고의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한 ‘장면 박사 가옥’. <사진=최도범 기자>

인천과 장면 박사

장 박사의 출생지는 1899년 8월 28일 인천에서 출생했다는 주장과 함께 서울 종로구 적선동 외가에서 7남매의 맏이로 태어났다는 주장이 있으나 출신지에 대해서는 인천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현재 인천에는 장 박사의 출신 근거와 관련해 인천광역시 동구 화평동 243번지에 ‘운석(雲石)의 터, 장면박사’라는 가로90cmX세로 30cm의 건물 머릿돌만이 남아있는 실정이며 이에 대한 안내 문구나 약도 등이 전무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지난 2013년 본지의 기자가 장면 박사의 흔적을 알고자 찾아간 동 사무소에선 자신들의 지역에 장 박사의 생가 터가 있다는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아는 공무원은 없었으며 그날 저녁엔 해당 구청 직원에게 “장면 박사 생가의 터를 찾았느냐?”며 “위치가 어딘지 알려 달라”는 전화를 본지 기자가 받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이후 해당 구청이 이를 자료로 등록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도 노력이 미흡해 구청 차원에서 해당 표시석 조차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고 안내 문구 조차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장면 박사에 대한 조명은 주 정치 활동 무대였던 서울과 묘지가 안치된 경기도 포천에 그 흔적들을 보전하고 있는 실정이며 박사에 대한 기념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장면 박사 가옥’ 본채. <사진=최도범 기자>

정치가의 운석(雲石) 장면과 신앙

정치가 운석은 평소 아침에 눈을 뜨며 시작한 기도는 일과를 마치며 자신의 하루를 반성하는 기도로 마감 할 정도의 돈독한 가톨릭 신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 가운데 “앞으로도 정치인들이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을 섬기고, 하느님을 두려워하여 그 뜻을 받들게 되어야 이 나라가 행복스럽고 하느님의 축복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정치가들에게 주문하는가 하면 “정치인이 되기 전에 옳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뜻을 받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것만은 말할 수 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정치까지도 성실한 신앙을 주문한 장 박사의 배경에는 8세에 인천성당이 운영하는 박문학교(博文學校)에 입학, 한학을 수학하고 1925년 맨하턴 가톨릭대학을 졸업한 것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울러, 1948년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유엔총회에 조병옥(趙炳玉)·장기영(張基永) 등과 한국수석대표로 참가해 대한민국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국제적 승인을 얻어낸데 이어 장박사의 종교가 가톨릭인 점을 감안해 대통령특사로 교황청을 방문했었다.

결국 이를 계기로 장 박사는 1951년 로마 교황청 비오 12세로부터 성신베스터 훈장을 수여 받게 된다.

▲ 장면 전 총리의 생가는 인천광역시 동구 화평동에 있다. 서울의 가옥이 기념관으로써 잘 보존되고 있는 반면, 인천의 생가 터는 상가 내에 방치되고 있다. 생가 터임을 알리는 표지 역시 개인이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최도범 기자>

장면의 기념사업 전개 필요성

장면은 대한만국이 해방과 동시에 민주주의를 채택하며 설립한 남한 단독정부에서 부통령과 더불어 의원내각제를 이끌고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그 정치적 업적은 남다르다.

특히 장면이 군사정부에 의해 강제로 해산되기까지 정부의 수뇌를 통해 민주화의 기틀을 쌓고자 노력했던 점과 비록 성공하지 못한 민주 기틀 확립의 노력이 남긴 여운은 이후 1987년 6•29선언으로 민주 기틀을 잡는 지난 25년간 국민의 염원으로 남게 된다.

임시 상해 정부로부터 남한 단독정부, 군사정부, 문민정부에 이르기까지 실제 정부로써의 역할과 민주정부의 터전을 실천에 올리고 정책을 실현시킨 것에 중심에는 장면이 항상 있었고 이를 종교를 통해 승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대표적인 정치인이 바로 장면이다.

이제라도 인천에서 자란 정치인 장면에 대한 평가는 외부가 아니라 인천 이 곳에서 재평가되어야 하며 장 박사의 생전 정치에 대한 기념과 앞으로 후세에 귀감이 될 정치사를 위해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시기이다.

권오현 기자  webmaster@i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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