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지역 일부 중학교 신입생 인·적성 검사에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문제가 출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최도범 기자>

[인천게릴라뉴스=최도범 기자] 최근 들어 대학을 졸업하는 취업희망자를 대상으로 그동안 치러왔던 취업 시험의 비중에 비해 인·적성 검사가 도입, 직무와 관련된 인재 채용을 위해 언어능력/수리능력/추리능력/공간지각능력/상식능력으로 구분된 인·적성 검사에 비중을 높여가는 추세이다.

이 상황은 기업들이 계속해서 문제로 지적되어온 성적주의의 시험 비중을 낮추겠다는 의지로 판단되지만 사교육 시장에서는 인·적성 검사를 통한 취업 시장을 노리는 또 다른 문제집과 교육 시장이 현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세태는 청소년 학교 공교육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교육부가 과도한 사교육의 부담을 줄이고자 시행에 들어간 사교육금지법안과 관련해 인천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입학생의 반배치 고사를 금지하고 대신해 교육 일선에선 인·적성 검사를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 2월 시행한 중학교 신입생 인·적성검사 문제 가운데 수리영역에서 선행학습을 조장하는 문제들이 출제되었고 일선학교에서 또 다른 배치 고사로 활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인·적성 검사의 그 적정성이 심판대에 올랐다.

이번 인·적성검사가 개인별 학습자료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성적 지향의 반배치 고사로 인·적성검사를 위한 사교육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번 중학교에서 시행된 인·적성 검사는 대체로 학업능력과 학업태도 생활태도로 나뉘었다.

학업능력에선 어휘력, 언어이해력, 검사 문항의 공간지각력, 수리력으로 그리고 학업태도에선 학습동기, 학습효능감, 학습기술로 생활태도에선 자기존중감, 자아탄력성, 스트레스로 총 10개 분야의 테스트가 이뤄졌다.

아울러, 인·적성검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올린 일선 학교의 홈페이지에 ‘검사는 학업능력과 학업태도, 생활태도를 토대로 균등한 반편성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별 학습자료로 삼고 생활지도에 활용한다’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어 실제 반편성에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홈페이지에 밝힌 균등한 반 편성을 위한 검사에 선행학습을 요하는 문제가 출제됨에 따라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의 한 학생과 초등교과 과정만을 배운 학생들의 불균형한 검사성적으로 얼마만큼 균등한 반배치가 이뤄졌는지 의문이 든다.

또한 반배치 고사를 통한 성적 배분이 아니라 검사라는 핑계로 자료를 보관하지 않는 일선 학교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반배치에 임했으며 일부 학교 욕심에 따라 우열반을 편성하는데 활용하지 않았다고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이 뒤따른다.

인·적성 검사의 선행학습 조장 의혹 배경

제보자에 따르면 올해 지난 2월 치러진 인적성 검사 가운데 10문제의 수리력 검사질문지에 초등학교 과정에선 나오지 않는 부적정한 ‘방정식’ 이란 용어가 사용된 지문 약 5문제로 인해 학생들이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올 중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초등학교 과정에서 □ 또는 X,Y를 사용하는 비례식을 제외하고는 방정식이란 용어가 없다는 것이 초등교육 현장의 교사들의 주장이며 교육청에서도 부적절한 용어라는 점에는 동의를 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검사 지문에는 ‘방정식’이란 용어와 방정식 개념의 문제가 기출된 것으로 이는 사교육을 통해 중학교 과정을 선행학습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풀기 어려운 문제로 공교육의 형평성이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때까지 만해도 해당 문제에 대해 교육청은 수리력으로 이를 학생들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해 왔다.

다시 말해 초등학생이 방정식에 대한 용어를 모르는 가운데 방정식의 개념을 스스로 풀어 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인·적성 검사의 문제가 사교육 기관이 아닌 공영교육방송인 EBS의 자회사에서 발행한 문제지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국가 공영교육방송인 EBS가 대한민국의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수리 이해를 통해 방정식을 푸는가 하면 이를 초등학교 과정에서 가르치지도 않고도 스스로 수리 판단에 따라 문제 풀이가 가능하기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인천시 교육청의 수학 전공 장학사들의 자체 검증에 의해 일부 문제의 경우 분명히 선행학습이 없는 학생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적정한 문제였다는 판단을 했다는 사실이다.

이 결과로 교육부는 과도한 사교육비와 공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행학습금지법까지 만들어 시행하는 반면 국가 공영교육방송인 EBS에선 선행학습을 기초로 한 문제지를 만들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의문이 발생, 공교육의 형평성을 어디에 둘 것인지 그 실체를 확인해 볼 문제다.

이번 인적성 검사에 대한 인천시 교육청의 반응

지난 2월 이번 인적성 검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본지에 대해 교육청은 중학교 일선에 대해 이번 시험을 기준으로 반편성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 이후 교육청은 태도를 달리해 이번 인·적성 검사는 단순 검사이고 문제의 ‘방정식’용어는 부적절 했지만 심화 학습과정으로 일반 초등학생의 경우라도 문제의 유형을 파악해 충분히 문제를 풀 수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 주장에 대해 언론에서 문제지 확인을 요청하자 교육청은 공영교육방송인 EBS에서 저작권을 이유로 보여줄 수 없다고 주장해 오다가 지난 3월 26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상임회의에서 신영은 의원이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하자 비로소 검사 문제지 확보에 들어갔다.

이날 교육청은 상임위에서 신영은 의원의 추궁에 문제의 시험 문제지가 교육청과 교육 지원청 등에 보관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문제의 검사를 본 학교를 통해 문제지를 확보하겠다는 사실을 털어 놓았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문제지는 일선학교에서도 보관되고 있지 않았다.

이날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문제의 검사를 통해 균등한 반평성을 약속한 학교에서 문제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무엇을 근거로 학생의 문제 이해력과 절대 평가의 기준을 세워 반 편성을 하겠다는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 문제들의 답은 결국 성적이었다.

OMR 답안지를 통해 나온 성적으로 일괄 반배치에 들어가는 편리성을 택한 일선 학교들에 대해 교육청은 성적이란 용어를 끌어내어 문제 삼기를 싫어했던 것이다.

이렇게 성적으로 반 편성을 했다는 사실은 검사를 접한 학생들에게 선행 학습을 한 학생과 안한 학생에게는 분명히 차별 적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문제로 다수의 학생에게 공교육에서부터 차별을 체험시킨 사례이며 문제를 풀지 못한 아이들에겐 죄 없이 첫 좌절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인·적성 검사 문제지의 확인

이번 인적성 검사 문제가 제기된 지 한달 만에 인천시 신영은 의원의 문제 제기가 공론화된 가운데 인천시교육청은 문제지를 구입한 일선학교를 통해 해당 문제지를 받아 문제의 적정성을 검토했다.

결과는 해당 문제지의 세가지 문제 지문이 초등학교 교육을 거친 학생들에게는 적정하지 않은 문제였다는 결과를 해당 전공의 장학사들을 통해 확인했다. 물론 정확한 검사는 추후 관게기관을 통해 밝힐 문제이다.

그러나 이 날의 결과는 분명히 인·적성 검사에 수학 심화문제 제시로 학생들에게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우려가 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교육청은 이번 인적성 검사와 관련해 사전 문제 검토가 없었다는 절차에 대한 보완과 반배치 고사가 폐지된 지금, 검사 시험지에 반배치고사임을 나타낸 경위와 해당 성적을 통한 반배치를 지양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문제의 EBS 인·적성 검사의 문제에 대해 교육청은 정식 문제 제기와 문제 구입 비용의 회수 절차 등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도범 기자  ingnews@i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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